“같은 피가 아니어도, 같은 밥을 먹고 같은 날씨를 견디면, 우리는 가족이 될 수 있을까?”
2025년 봄, JTBC에서 방영된 12부작 드라마 《조립식 가족》은 혈연도 인연도 아닌 사람들 사이에 피어나는 ‘진짜 가족’의 의미를 조용히 묻는다. 다 같이 하나의 박스에 담겨 있는 조립식 가구처럼, 겉보기엔 제각각인 부품 같지만 하나하나 맞춰가며 ‘가족’이라는 구조를 완성해 가는 이야기.
🏠 줄거리 요약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던 33살의 윤다해, 아이를 입양한 싱글파더 장우석, 고등학생이지만 보호자가 없는 정시아, 그리고 70대의 까칠한 할머니 백말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네 사람이, 한 집에 함께 살게 된다. 계기는 다 다르지만, 어쨌든 이들은 한 공간에서 '조립'되기 시작한다.
이들은 처음엔 각자 자기만의 생활 루틴을 고집하지만, 밥상을 함께 하고, 고장 난 보일러를 함께 고치고, 한 사람의 눈물을 다 같이 지켜보며 조금씩 '가족'이 된다.
🎭 캐릭터 소개
윤다해 – 퇴사 후 프리랜서 에세이 작가.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이 깊다.
장우석 – 아이를 홀로 키우는 따뜻한 아빠. 현실적인 고민 속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사람을 감싼다.
정시아 – 말수 적고 예민한 17세. 겉으로는 무심하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원하고 있다.
백말순 – 이기적인 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외로움을 아는 사람. 과거의 상처를 숨기고 살아간다.
💡 감상 포인트
1. 가족의 재정의
조립식가족은 "가족은 혈연이어야만 한다"는 전통적 인식을 과감히 흔든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가족은 유전자 대신, 선택과 책임, 그리고 마음으로 연결된다. 서툴지만 진심으로 서로를 맞춰가는 모습은 오히려 어떤 혈연보다도 단단하다.
2. 디테일한 연출과 현실감
함께 빨래를 널고, 라면을 나눠먹는 장면 같은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우리는 함께 산다'는 의미를 정직하게 그린다. 과장되지 않은 감정선, 담백한 연출, 일상의 소중함을 담은 카메라 워크가 돋보인다.
3.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
천우희가 연기한 윤다해는 무심하면서도 인간적인 감정이 배어 있는 인물이고, 정해인의 장우석은 보기 드문 따뜻함과 성숙함을 표현해 냈다. 시아 역의 신예 배우도 놀라운 몰입도를 보여줬고, 할머니 역 김해숙은 그 자체가 레전드였다.
🌟 인상 깊은 장면
Ep.10, 장우석이 다해에게 묻는다. “우리가 꼭 가족 같진 않지만, 이 집이 편안하지 않아?” 그리고 다해가 조용히 대답한다. “응, 불편한데… 좋더라.” 그 장면은 이 드라마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
🎵 OST 추천
메인 테마 "우리, 같이"는 피아노 선율과 따뜻한 보컬로 극 전체의 따뜻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서로 어색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천천히 사랑을 배웠다.” 가사 한 줄이 드라마 전체를 대변하는 듯하다.
📌 마무리하며
조립식가족은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직접 주지는 않지만, 시청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느끼게 만든다.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관계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따뜻한 연결감이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라면—이 드라마는 진짜 가족 드라마다.
한 줄 평: “가족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서로를 조립해 가는 과정이다.”